KAIST와 기초과학연구원(IBS) 공동 연구팀이 인공지능(AI)과 광유전학 기술을 결합해 파킨슨병 동물 모델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 가능성을 동시에 확인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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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파킨슨병 진단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파킨슨병 원인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을 일으킨 생쥐 모델을 대상으로 3차원(3D) 자세 추정 기술을 이용해 걸음걸이, 손발 움직임, 떨림 등 340여 개 행동 신호를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파킨슨 행동지수'를 개발해 초기 발병 단계부터 기존 검사보다 민감하게 질환 정도를 판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보폭 변화, 손·발 비대칭, 흉부 떨림 등 20개 핵심 행동 표지를 추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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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유전학을 이용한 파킨슨병 생쥐 모델의 치료 효과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지수는 루게릭병 모델과의 비교에서도 차별성을 입증했다. 루게릭병 동물은 운동 기능 저하가 있었지만 파킨슨 행동지수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행동 패턴도 전혀 달랐다. 이는 해당 지수가 단순한 운동 장애가 아닌 파킨슨병에 특화된 지표임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어 광유전학 기술을 적용해 신경세포 기능을 빛으로 조절한 결과, 생쥐의 보행과 팔다리 움직임이 매끄러워지고 떨림 증상이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 격일 주기(하루걸러 한 번) 자극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었으며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 보존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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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IBS 공동 연구팀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허원도 KAIST 석좌교수는 “AI 기반 행동 분석과 광유전학을 결합해 전임상 단계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향후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제1 저자인 현보배 박사는 현재 미국 하버드 의대 맥린병원에서 이 성과를 토대로 파킨슨병 세포 치료제 고도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AI 기술이 신경 퇴행성 질환 조기 진단과 차세대 치료법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파킨슨병 정밀의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