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일본 라쿠텐그룹 계열사와 손잡고 암세포를 ‘빛으로 제거’하는 차세대 치료 기술을 국내에 들여온다. 이번 협력은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기술 도입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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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텐메디컬 미나미 마에다 사장 (사진=연합뉴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9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재팬 2025’ 행사 기간 중 라쿠텐메디컬과 ‘광면역치료 기술 플랫폼(알루미녹스·Alluminox)’ 도입을 위한 사업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라쿠텐메디컬 미나미 마에다 사장, 롯데바이오로직스 제임스 박 대표, 신유열 글로벌전략실장이 참석했다.
알루미녹스는 암 조직에 약물을 주입한 뒤 특정 파장의 빛(690㎚ 적색광)을 쬐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혁신적 치료법이다. 약물에 포함된 광감수성 물질(IR700)이 활성화되며 종양 세포만 괴사시키기 때문에, 기존 치료보다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이 적다. 실제로 인두암 치료 시 목소리를 잃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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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면역치료 기술 플랫폼 알루미녹스 작용기전 [라쿠텐메디컬 제공]
라쿠텐메디컬은 2020년 일본에서 이 기술을 신속 승인받아 2021년부터 암센터에서 사용 중이다. 현재 일본 내 180여 개 병원에서 1천명 이상이 치료받았으며, 미국과 일본에서 후속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며, 내년에는 대만과 사우디아라비아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파트너로 참여해 알루미녹스 시스템의 도입 및 공동 개발, 라이선스 협력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협력은 일본 시장에서의 첫 실질적 성과”라며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캠퍼스의 기술력과 결합해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양사는 단일클론항체(mAb) 및 항체-약물접합체(ADC) 제조 협력에도 나서며 장기 파트너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를 통해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협약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차세대 암 치료 시장 진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빛을 활용한 정밀 치료 기술이 국내 도입될 경우, 기존 항암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