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도 미국 주식 매수에 적극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9월 3일까지 서학개미는 미국 주식을 약 17억8천만 달러(2조4천641억원)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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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증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5.9.5 hama@yna.co.kr
월별로 보면 7월 6억8천만 달러, 8월 6억4천만 달러, 9월 들어서도 사흘 만에 4억4천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6월 2억3천만 달러 순매도, 5월 13억1천만 달러 순매도와 대비된다.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문제는 환율이다. 6월 1,350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9월 4일 1,392.5원으로 3% 넘게 상승했다. 보통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 위험 탓에 매수가 주춤하지만, 이번엔 뉴욕증시 S&P500 등 주요 지수 상승세가 매수세를 자극했다.
투자자와 외환 시장의 시선은 미국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에 쏠려 있다. 고용이 개선되면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해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둔화하면 9월 FOMC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율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둔화 폭이 클 경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 오히려 달러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달러 가치도 하향 안정화될 전망”이라면서도 “고용 지표 충격과 글로벌 재정 부담 리스크는 달러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환율 1,400원 문턱에서도 서학개미의 매수세는 꺾이지 않았다. 단기적 환차손 위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 흐름에 기댄 달러 자산 투자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고용 지표 결과에 따라 향후 환율과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