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장중 기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모험자본 육성 의지와 정책 기대감이 시장 분위기를 되살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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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가총액 장중 사상 첫 500조원 돌파(사진=연합뉴스)

코스닥 시장은 4일 오전 10시 11분 시가총액이 500조6천62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6월 11일 400조원대에 진입한 지 약 6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그동안 코스피 대비 부진했던 흐름과는 다른 양상이다. 6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코스피는 48.24% 상승했지만 코스닥은 20.02% 오르며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엔씨소프트, 네이버, 셀트리온 등 굵직한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하면서 ‘코스피 2군’이라는 꼬리표도 따라붙었다.

변동성 크고 혁신기업 유입이 둔화된 점이 저평가 원인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지난달 하순부터 분위기는 반전됐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26일 877.32에서 이달 3일 932.01로 6.23%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1.90%)를 크게 앞질렀다.

시장은 정부 정책을 주요 동력으로 본다. 지난달 28일 개인·연기금 대상 세제 강화 등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조만간 나올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매수세가 유입됐다. 금융위원회는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지만, 시장은 정책 검토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정부의 모험자본 확대 기조도 기대를 키우는 배경이다. 코스닥은 벤처·혁신기업 자본 공급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정책 변화에 민감하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생산적 금융 전환과 재정 확대로 시중 유동성이 코스닥으로 이동했다”며 “연말 ‘키 맞추기’ 성격의 반등 흐름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계도 존재한다. 시총 1위 알테오젠이 코스피 이전을 추진 중이며, 시총 2위 에코프로비엠도 이전 상장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테오젠은 오는 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코스닥이 정책을 발판으로 ‘혁신기업 시장’이라는 원래 역할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시장은 방향성을 찾았지만, 핵심 기업의 코스피 이동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정책 윤곽이 드러나면 코스닥의 체질 개선 기대가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