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한 독일 트리아논 빌딩 펀드가 오는 10월 만기를 앞두고 연장 없이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수익성 악화와 대출 기한이익상실(EOD)로 인해 사실상 원금 대부분이 손실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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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제공]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트리아논펀드)는 2018년 3천700억원 규모로 조성돼 기관·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됐다. 그러나 주요 임차인인 독일 데카방크가 임대차 연장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펀드 수익성이 흔들렸다. 이지스운용은 2023년 만기를 2년 연장하고 대주단과 현상유지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해 6월 결국 EOD가 발생했다. 이후 펀드 운용을 위한 SPC도 도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빌딩 매각 권한은 대주단으로 넘어갔고, 이지스운용은 추가 만기 연장을 포기했다. 다만 독일 현지 법원 신탁 절차에 따라 매각이 진행되고 있으며, 대출금 상환 후 잔여금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에게 일부 분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문제는 매각가가 대출금 이상으로 나오기 어렵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후 유럽 상업용 오피스 빌딩 가치는 급락했고,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회복세가 더디다. 또한 대주단 중심의 매각 구조상 매수자가 협상 우위에 있어 가격 방어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미 받은 총 308억원의 배당금(원금 대비 16.4%)을 제외하고 사실상 대부분의 투자금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이지스운용은 투자자들에게 "펀드 만기 이후에도 자산 처분 및 청산 절차를 성실히 안내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를 다시 부각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