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와 이어지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통해 ‘정상외교 슈퍼위크’에 돌입한다. 이번 일정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연쇄 회담이 예정돼 있어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중요한 외교 무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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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로이터=연합뉴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미중 정상회담이 한미 및 한중 정상회담 사이에 열리며 세계 경제 질서 재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외교전은 관세 협상, 공급망 안정, 안보 패키지 등 민감한 현안을 동시에 다루게 되는 만큼 이 대통령의 외교력과 조정력이 시험대에 오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26~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의 양자 회담을 통해 온라인 스캠범죄 대응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논의한다. 이어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도 회담을 갖고 인프라, 방산, 무역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일본 신임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와의 첫 대면 가능성도 주목된다.
29일 서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양국은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관세 협상과 ‘동맹 현대화’ 구상을 포함한 안보 협력 패키지를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조정과 교정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히며 타결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30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경주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의 통상 갈등 완화 여부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날인 11월 1일에는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이 열려, 양국 관계 복원과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한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APEC 폐막식에서 의장직을 중국에 넘기며 회담을 마무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APEC 의장국으로서 29일 ‘APEC CEO 서밋’ 개막식에 특별 연사로 참석해 ‘능동적 플랫폼 외교’ 구상을 발표한다. 31일 개막하는 APEC 본회의 제1세션에서는 ‘더욱 연결되고 복원력 있는 세계’를 주제로 무역·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UAE 칼리드 왕세자와 IMF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도 참석한다. 마지막 날 제2세션에서는 인공지능(AI) 발전과 인구구조 변화 등 미래 경제 의제를 주도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외교 슈퍼위크’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능동적 중견국 외교를 실현할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관세·안보·기술동맹 등 실질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향후 국정운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료: 연합뉴스, CNN, 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