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23일 폐막했다. 이번 회의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장여우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상호 타협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국 정치권의 미묘한 권력 이동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라임저널) 시진핑, 군권 나눴다…장여우샤와 ‘불안한 동거’ 시작된 중국공산당 4중전회


이번 회의에서 장여우샤가 추천한 인물인 장성민이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임명됐다. 장성민은 로켓군 출신으로 장여우샤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7년부터 중앙기율검사위 부서기로 활동하며 군 내부 감찰을 주도해 왔다. 그는 시진핑의 측근들을 직접 견제하며 군 내 권력 균형을 장여우샤 쪽으로 돌린 인물로 평가된다.

이로써 중앙군사위는 ‘7인 체제’에서 장여우샤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강화된 구조로 개편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앙군사위의 인사 결정 과정에서 시진핑이 아닌 장여우샤가 주도권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이는 시진핑이 더 이상 군 인사에 직접 개입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며, 군 내부 권력 주도권이 이미 장여우샤에게 넘어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회의 공보문에는 “인민군에 대한 당의 절대적 영도를 견지하고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실천해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는 겉으로는 시진핑의 지도체제를 강조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군사위 주석직의 실질적 권한이 시진핑이 아닌 장여우샤에게 이양된 것을 암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명목상 주석은 유지하면서 실권을 타인에게 넘긴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덩샤오핑이 국가주석 자리를 양보하면서도 실질적 권력을 유지했던 것과 유사한 구조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반대로 시진핑이 ‘형식적 주석’으로 남고, 장여우샤가 군사력과 내부 감찰권을 모두 장악한 형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장여우샤는 이미 허이동, 야오, 왕빈 등 군 고위 장성 9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숙청하며 군내 장악력을 강화했다. 이는 시진핑의 잔여 세력을 정리하고 자신의 세력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는 시진핑 체제가 군부 통제력을 잃었음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며 “장여우샤는 군사위 부주석 신분이지만 실질적 군권을 행사하는 인물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시진핑은 이번 합의를 통해 군부의 반발을 완화하고 최소한의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군권이 분리된 ‘이중 권력 구조’는 향후 정치적 불안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군사적 판단과 정치적 결정이 분리될 경우, 대외 정책 및 대만 문제 등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부 관측통들은 “이번 4중전회는 시진핑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서막”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7년 당대회에서 공식적인 퇴진 시나리오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며, 장여우샤는 그 시점에 실질적 최고 권력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4중전회는 시진핑과 장여우샤가 일시적으로 공존하는 ‘윈윈 체제’로 마무리됐지만, 권력이 분점된 상태는 언제든 충돌로 번질 수 있다. 향후 중국 정치권은 내부 균열과 권력 재편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회의 결과는 “시진핑의 절대권력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중국은 지도체계와 군통제 구조 모두에서 새로운 불안정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료: Why Times, 인민일보, Bloomberg China, SC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