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이 17일(현지시간) 저녁 윈저성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한 국빈 만찬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두 차례 영국 국빈 초청을 받은 사례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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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저성 국빈 만찬에 참석한 찰스 3세 부부와 트럼프 부부 [AFP 연합뉴스]
찰스 3세는 환영사에서 “이번 만찬은 양국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보여준다”고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분쟁 해결에 개인적으로 헌신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트럼프 소유의 스코틀랜드 골프장을 농담 삼아 언급해 좌중을 웃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은 내 인생 최고의 영예 중 하나”라고 답하며 국왕과 영국에 대한 존경심을 밝혔다. 이어 외국 정상으로 두 번 초청받은 최초의 인물임을 언급하며 “내가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고 농담했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에게는 “건강하고 빛나는 모습을 보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만찬에는 윌리엄 왕세자 부부, 트럼프 대통령의 딸 티파니 트럼프가 자리했고, 정치권에서는 스타머 총리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팀 쿡 애플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루퍼트 머독,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등 글로벌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만찬은 47.3m 테이블 위에 139개의 촛불과 1천452점의 식기를 배치하고, 100여 명의 직원이 160명의 손님을 응대하는 성대한 형식으로 치러졌다. 메뉴에는 햄프셔 물냉이 판나코타, 노퍽 닭고기 요리, 영국 자두 아이스크림이 올랐으며, 1912년산 헤네시 코냑과 1945년 빈티지 포트 와인이 제공됐다. 음악에는 007 시리즈 주제곡과 팝·록 음악이 포함됐다.
이번 만찬은 미·영 특별 동맹을 재확인하는 외교적 상징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지난 5월 통상 합의를 토대로 협력 강화를 다짐했으며, 영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 발언 없이 준비된 연설을 따랐다는 점에서 스타머 정부가 안도할 만한 행사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