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완 전 KBS 아나운서를 ‘서브’라고 지칭한 발언이 방송에 나가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제작진은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후폭풍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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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KBS 웹사이트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문제의 발언은 24일 방영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나왔다. 김진웅 아나운서는 결혼정보업체 관계자와 대화 중 “저는 도경완 선배처럼은 못 산다”며 “누군가의 서브로는 못 산다”고 말했다. 해당 장면이 편집되지 않고 그대로 방송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에 도경완의 아내 장윤정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족 사이에 서브는 없다”고 적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댓글창에서도 김 아나운서의 경솔한 언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급속히 확산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진웅 아나운서는 자신의 SNS에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도경완, 장윤정 선배님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의욕만 앞서다 보니 신중하지 못했고 해서는 안 될 말을 내뱉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김 아나운서의 프로그램 하차와 ‘사당귀’ 자체의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제작진 역시 27일 저녁 공식 입장을 내고 “지난 방송으로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요구하는 여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도경완은 KBS 공채 35기 출신으로, 2013년 가수 장윤정과 결혼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두 자녀와 함께 방송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는 2021년 KBS를 퇴사한 뒤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공영방송 아나운서의 발언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 태도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에는 파장이 커지고 있어, KBS와 해당 아나운서가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