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비축사 이더질라(ETHZilla)가 4,000만달러 상당의 ETH를 매도해 자사주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Digital Asset Treasury) 모델의 안정성을 두고 시장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미지=라임저널) DAT 자산 매각 논란…시장 정상화냐, 죽음의 소용돌이냐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는 기업이나 기관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같은 가상자산을 재무 자산(Treasury Asset) 으로 보유하고 운용하는 일종의 ‘디지털 금고’ 개념이다. 쉽게 말해 기업이 현금 대신 암호화폐를 장기 자산으로 비축하고, 필요 시 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자사주 매입 등 재무 안정화를 도모하는 구조다.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3일(한국시간) 이더질라는 주가가 순자산가치(NAV) 대비 과도하게 할인 거래되는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NAV 격차가 줄어들 때까지 ETH 매각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시장 정상화를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긍정론자들은 이번 매각이 시장의 건전한 재조정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퀸 호 GSR 투자책임자는 “보유 자산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황에서 일부 자산을 매도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것은 합리적인 조치”라며 “이는 비정상적 신호가 아니라 가치 회복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판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마이클 부셀라 네오클래식 캐피털 공동창립자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처럼 유동성이 높은 자산이라면 매각이 가능하지만, 소형 토큰 중심의 DAT 구조에서는 이런 매각이 곧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자사주 바이백이 단기 주가 방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자산 가치 훼손으로 장기 생존력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DAT의 핵심은 자산 매도 여부보다 ‘수익 창출 구조’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마티스 반 에쉬 메이븐11 파트너는 “DAT가 단순히 암호화폐를 보유하는 데 그치면, 운용비와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자산가치가 지속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며 “스테이킹, 대출, 유동성 공급 등으로 수익을 내는 수익형 DAT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2.35% 하락, 이더리움(ETH)은 4.65% 하락, 솔라나(SOL)는 6.23%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심리 속에서 DAT의 자산 매각은 단기적 유동성 완화로 작용할 수 있으나, 구조적 수익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장기적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결국 이번 논란은 DAT 산업이 ‘비축’에서 ‘운용’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전문가들은 “단순 자산 보유 모델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자산 효율화를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료: The Block, CoinDesk,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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