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정권과 남미 반미(反美) 국가들을 향해 전례 없는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10월 25일(현지시간)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USS Gerald R. Ford) 전단을 카리브해 인근으로 파견하며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은 선전포고 없이 죽일 것”이라며 지상 타격 작전을 예고했다.

(이미지=라임저널) 트럼프, 항공모함 파견하며 베네수엘라 압박…“선전포고 없이 죽일 것” 강경 발언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남미 마약 조직을 ‘국제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고 군사 작전을 확대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에 대한 폭력 캠페인을 눈에 띄게 강화했으며, 이 지역의 미군 병력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미 푸에르토리코 군사기지에 F-35 전투기를 증강 배치하고, 카리브해 일대에 구축함 8척과 약 6,000명의 병력을 주둔시킨 상태다. 포드 항모 전단에는 추가로 4,500명의 병력이 탑승하고 있으며, USS 마한·윈스턴 처칠·베인브릿지 등 미 해군 주력 구축함이 동행 중이다.

또한 미국은 B-52 폭격기, MQ-9 리퍼 드론, P-8 포세이돈 정찰기 등 첨단 무기를 베네수엘라 인근에 배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이후 선박 공격만 10건에 달하며 최소 43명이 사망했다”며 “다음 목표는 육지”라고 언급했다. 이는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 정권과 마약 생산시설을 직접 타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항모 투입은 미국이 내릴 수 있는 가장 명확한 경고”라며 “포드 전단은 언제든 베네수엘라 내 카르텔 시설을 공격할 수 있고, 마두로 군대를 제압하기에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은 마두로 정권이 군부 쿠데타 없이 버티는 한 ‘직접 제거’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국영방송(VTV)에 출연해 “미국은 전쟁을 원한다”며 “우리에게는 러시아제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이글라(SA-18)’ 5,000기 이상이 있다. 마지막 마을까지 배치해 결사항전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CNN과 파이낸셜타임스는 “베네수엘라 군의 장비는 노후화돼 실질적 전투력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라이언 버그 미주 담당국장은 “미국이 가장 귀중한 자산인 항모 전단을 보냈다는 것은 ‘마두로에게 남은 마지막 기회’라는 경고”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마두로가 권좌에서 내려올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가자·우크라이나에 이어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압력으로 마두로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에게 권력 이양을 제안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체포·제거’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의 페트로 대통령을 “마약 수장”이라 비난하며, 미국의 마약 퇴치 지원금을 중단하고 그와 가족, 내무장관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미국 재무부는 “페트로 정부 이후 콜롬비아의 코카인 생산량이 수십 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트럼프 독트린(Donroe Doctrine)’의 가속화라고 분석한다. 이는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의 ‘먼로주의(Monroe Doctrine)’와 트럼프의 이름을 합성한 개념으로, 유럽 간섭을 배제하고 미주 국가들의 자조(自助)를 강조하되, 필요할 경우 군사력을 적극 사용해 미국의 이익을 관철하는 고립주의적 외교 노선을 의미한다. 미국이 카리브해에 항모를 파견한 것은 이러한 독트린의 상징적 행보로 평가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반미 정권 교체에 직접 나서는 모양새다. 그의 목표는 마두로 정권의 붕괴와 남미 좌파 연대의 해체다. 하지만 CNN은 “이 행동이 남미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수순이 베네수엘라 침공으로 이어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자료: Bloomberg, Washington Post, CNN, Financial Times, CSIS, Why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