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단속한 배경에 ‘제보자’를 자처하는 현지 정치인의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의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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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묶어 줄지어 연행 (서울=연합뉴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2025.9.6 [ICE 홈페이지 영상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토리 브래넘은 조지아주 12선거구에서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한 인물로,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ICE(이민세관단속국)에 불법 고용 문제를 직접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LG엔솔 공사 현장에서 불법 체류자와 비자 만료 근로자들이 저임금에 시달린다는 제보를 접한 뒤 이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브래넘은 “불법 이민자들이 노예 같은 환경에서 일한다”며 “세제 혜택만 받고 지역 주민은 고용하지 않는 한국 기업은 기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실제 단속에서는 300여 명의 한국인이 체포됐는데, 그는 “예상 못 한 일”이라면서도 “H1B 비자로 들어왔다면 미국인 일자리를 빼앗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서배너 지역에는 숙련된 건설 노동자가 충분하다”며 한국 기업들이 저임금 외국 인력에 의존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어 “세제 혜택으로 3천200만달러를 줬지만 현장 노동자 100명 중 미국인은 2명에 불과하다고 주민들은 말한다”며 “공장은 자산이 아니라 부담”이라고 말했다.
브래넘은 “트럼프 지지자 다수가 불법 이민 단속을 최우선으로 본다”며 “불법 이민자를 고용해 미국인을 소외시키는 기업 경영자와 정치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논란은 현대차를 포함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조지아주 경제와 지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둘러싼 미국 내 정치적 시각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향후 단속이 투자 확대에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