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두 달 앞서 찾아온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면서 방역당국이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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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수량 확인하는 광주 북구보건소 (사진=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44주차(10월 26일∼11월 1일) 외래환자 1천 명당 독감 증상자는 22.8명으로, 1주 전(13.6명)보다 67.6% 급증했다. 이는 유행 기준인 9.1명의 2.5배, 작년 같은 시기(3.9명)의 5.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두 달 빨리 독감이 유행하면서 예년보다 심각한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는 초등학생 연령대(7∼12세)에서 감염이 집중됐다. 1천 명당 68.4명이 독감 증상을 보이며 유행 기준의 7.5배를 기록했다. 미취학 아동(1∼6세)은 40.6명, 청소년(13∼18세)은 34.4명으로 뒤를 이었다. 병원 입원 환자도 증가세다. 지난주 독감 입원자는 175명으로, 전주보다 78.6% 늘었으며 4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11.8%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지금이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한 예방접종의 최적 시기”라며 접종 참여를 강조했다. 65세 이상, 임신부, 생후 6개월부터 13세 어린이는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이며, 65세 이상은 코로나19 백신과 동시에 접종 가능하다.
윤진구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은 접종 후 약 2주 뒤 면역이 형성되며, 한 번의 접종으로 한겨울까지 보호 효과가 지속된다”며 “감염과 전파를 줄이고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가장 확실한 대비책”이라고 조언했다.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어린이와 노약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예방접종과 개인위생 수칙 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