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진이 하루 5천보 수준의 가벼운 걷기 운동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장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인지기능이 아직 정상인 고령층에서도 신체활동이 병리 진행을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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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계족산 황톳길 걷는 시민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
하버드의대·매사추세츠종합병원 브리검(MGB) 재스미어 찻왈 교수팀은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에 발표한 논문에서, 50~90세 인지정상 노인 296명을 대상으로 최대 14년간 걸음 수, 인지평가, 뇌 단백질 변화를 추적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모두 뇌 속에 알츠하이머병 관련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Aβ) 와 타우(τ) 축적이 시작된 상태였으나 인지저하 증상은 없었다. 연구진은 이들을 하루 걸음 수에 따라 △비활동(3천보 이하) △저활동(3천~5천보) △중간활동(5천~7천500보) △활동적(7천500보 이상)으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하루 3천~5천보만 걸어도 타우 단백질 축적이 약 20% 느려지고 인지 저하 속도는 40% 감소했다. 5천~7천500보 수준에서는 각각 30%, 50%까지 개선됐으며, 그 이상 걸어도 효과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평탄화 구간’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인지기능이 정상인 고령층을 대상으로 신체활동과 알츠하이머병 생체표지자의 관계를 장기간 추적한 첫 사례 중 하나”라며 “운동이 부족한 노인층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예방 가능한 알츠하이머’ 시대의 실질적 지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다양한 연령대와 활동 수준에 따른 병리 변화 추적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