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전이 소형모듈원전(SMR)로 쏠리고 있다. 아마존(Amazon)과 X-에너지(X-energy)가 2039년까지 미국 내 5기가와트(GW) 이상 신규 원전을 추진하고, 한국 기업들이 엔지니어링·제조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미지=라임저널) SMR 전쟁 개막…아마존·X-에너지·한국 연합, AI 전력패권 노린다


아마존과 X-에너지는 2039년까지 5GW급 고온가스냉각로(Xe-100) 상용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배치하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은 직접 투자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병행하며,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 게 목표다. 5GW는 80메가와트 전기(MWe)급 Xe-100 최소 64기 규모에 해당한다. 아마존은 워싱턴주 프로젝트(가칭 ‘Cascade’) 구상을 포함해 SMR 전력 옵션을 다각화하고 있다.

X-에너지의 Xe-100은 헬륨을 냉각재로 쓰는 고온가스냉각로(HTGR)로, 구형 연료체(TRISO-X)를 사용한다. 연료 자체가 다중 피복 구조여서 고온에서도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모듈당 80MWe, 4기 묶음 ‘포팩’(320MWe)로 확장 배치가 가능하며, 공정열 공급 등 다목적 용도에도 적합하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한국의 DL이앤씨와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 X-에너지에 전략 투자로 참여했으며, 원자로 핵심부품 공급과 플랜트 모듈화·표준화 협력을 추진 중이다. X-에너지는 2025년 8월 발표에서 한국수력원자력(KHNP), 두산 등 한국 산업 파트너들과 함께 5GW 넘는 프로젝트를 위한 공급망·투자 동원을 명시했다. 표준화는 공기 단축과 원가 절감의 관건으로 평가된다.

정책 측면에서, 미 행정부는 2025년 5월 23일 원자력 르네상스를 위한 4건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핵연료(특히 HALEU) 국내 공급망 강화, 원자로 시험·심사 절차 간소화, NRC 규제 개혁, 국방·수출 연계 배치 촉진 등이 핵심이다. 목표는 2050년까지 상업용 원전 용량을 4배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번 행정명령은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가속화하고, 인공지능 기반 산업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SMR 동향은 미국·한국 연합에 직접적 압박으로 작용한다. 중국핵공업집단(CNNC)은 하이난 창장(Changjiang) 부지에서 소형 가압경수로 ‘링롱원(ACP100)’을 시범 건설 중이며, 2025년 10월 냉기능 시험을 마쳤다. 공개 자료 기준, 상업운전 시점은 2026년 전후로 전망된다. 중국은 205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SMR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의 기술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요는 AI가 이끌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5년 내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빅테크 기업들은 SMR·대형 원전·수명연장·휴지 원전 재가동 등 다양한 전략을 병행 중이다. 아마존은 펜실베이니아에서 기존 대형 원전과의 직접 연계를 추진하며, SMR 전력 구매계약과 지분투자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내 데모·자금 조달 환경도 개선됐다. 에너지부(DoE)의 고급원자로실증프로그램(ARDP)은 테라파워(TerraPower)와 X-에너지에 초기 자금을 배정했고, 인프라법을 통해 2025년까지 ARDP 예산이 확충됐다. 다만 보글(AP1000) 사례에서 보듯, 표준화 실패와 공정 지연은 비용 폭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이클의 성공은 표준화·모듈화·공급망 확충이 좌우할 것이다.

현재 경쟁 구도는 ‘정책, 공급망, 표준화’ 3박자로 요약된다. 미국은 행정명령과 DoE 프로그램으로 규제와 연료 병목을 해소하고, 아마존 같은 대형 수요자가 자본을 투입한다. 한국 기업은 EPC·원자로 제작·모듈화 기술을 통해 리스크를 낮춘다. 중국은 조기 실증과 양산 체제로 압박한다. 결국 2030년 전후 첫 상업 SMR 사이트들의 원가와 가동률이 글로벌 시장의 기준을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은 결국 ‘전력’이다. 전력 확보가 안 되는 국가는 AI 패권에서도 밀려난다. SMR은 그 전쟁의 최전선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과 아마존-X에너지-한국 기업 연합의 행보는, 원자력이 단순한 발전 기술이 아니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