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CEO와 씨티그룹(Citigroup)의 제인 프레이저(Jane Fraser) CEO가 7월 15일(현지시간), 자사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참여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는 미 의회에서 암호화폐 산업을 위한 법안이 논의 중인 가운데, 전통 금융기관이 디지털 자산 채택을 본격화한 신호로 평가된다.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애널리스트 대상 발언에서 “Citi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라며 “행정부가 은행의 디지털 자산 시장 참여를 용인하는 방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애널리스트 대상 발언에서 “Citi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라며 “행정부가 은행의 디지털 자산 시장 참여를 용인하는 방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의 다이먼 CEO 역시 “우리는 JPMD(예치형 디지털 토큰)와 함께 스테이블코인에도 참여할 것”이라며 “결제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다이먼은 그동안 암호화폐에 회의적 태도를 보여왔지만, 이번 발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은 실제 존재하는 대상이며,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고 잘 다뤄야 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굳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지 않고도 결제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분명치 않다”며 여전히 일부 회의적 입장을 유지했다.
현재 미국 의회는 스테이블코인과 암호화폐 전반을 규제하기 위한 ‘크립토 3법’을 추진 중이다. 해당 법안은 ▲모든 암호자산 규제 ▲연방 준비제도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금지 ▲스테이블코인 발행 프레임워크 구축을 담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 보수파가 이들 법안을 개별로 논의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7월 셋째 주에 예정된 ‘크립토 위크(Crypto Week)’ 입법 절차는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일부 의원들은 법안을 통합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표결 절차를 지연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 대형 은행들은 이미 대응 체계에 들어간 상태다. JP모건은 기관 고객 전용 디지털 토큰 ‘JPMD’를 출범시켰고, 씨티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공식 검토 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브라이언 모이니핸(Brian Moynihan) CEO 역시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명확해진 이후 관련 프로젝트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은 규제 불확실성 탓에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에 손을 대지 못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마존(Amazon)과 월마트(Walmart)도 자체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검토 중이며, 대형 은행 간 공동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에서 이미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법안은 ▲자산 100억 달러 이상 발행자에 대해 연준(Fed)과 통화감독청(OCC)의 규제권한 부여 ▲소규모 발행자에 대한 주정부 관리 ▲현금 또는 미국 국채를 통한 100% 준비금 보유 ▲정기 감사 및 공개 보고 의무 ▲이자 지급 금지 등 강력한 요건을 담고 있다.
특히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가 반드시 액면가로 교환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이 자산을 ‘머니마켓펀드보다 안전한’ 수단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단, 국회의원 및 그 가족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제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은 예외로 두면서 논란이 있었다.
프레이저 씨티 CEO는 “현재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88%가 암호화폐 트레이딩 정산용이며, 실제 결제 비중은 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향후 결제 인프라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가능성이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의 즉시 결제 기능, 프로그래머블 통화 특성, 그리고 달러 기반 자산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결제 및 송금 시장을 뒤흔들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 특히 카드 수수료를 회피하려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스테이블코인 채택에 적극 나설 경우, 기존의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 기반 결제망이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월가의 움직임은 단순한 실험 수준을 넘어 디지털 달러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실질적 단계로 보인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시스템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은행권은 ‘기다리지 않고 먼저 뛰어들기’ 전략으로 전환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가능성이 높은 해당 법안이 최종 통과된다면, 향후 수개월 내에 민간 발행 스테이블코인 홍수와 ‘달러 경쟁력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